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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 순항 중 암초 만난 미래에셋대우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향해 순항하던 중 공정거래위원회발 암초를 만났다. 공정위의 결정에 따라 해외시장 확장과 수익원 다변화, 글로벌 IB로의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공정위로부터 미래에셋그룹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받았다. 보고서에는 박현주 회장과 미래에셋그룹을 검찰에 고발하는 의견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내년 초 전원회의를 열고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공정위는 박 회장 일가가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미래에셋컨설팅이 서울 포시즌스호텔과 강원도 홍천 블루마운틴 컨트리클럽 등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미래에셋 계열사가 일감을 몰아줬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미래에셋컨설팅이 2015~2017년 적자를 내는 등 관련 사업으로 돈을 벌지 못해 배당도 없었고 호텔 운영도 자발적으로 맡은 게 아니라 억울한 면이 있다고 항변했다.
 
만약 공정위가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면 미래에셋대우의 행보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 2년을 기다린 발행어음 사업을 기약할 수 없게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발행어음 사업을 위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금융당국에 신청했지만 공정위 조사로 아직까지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서는 대주주를 상대로 한 형사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금융당국 또는 공정위 조사가 이뤄질 때는 심사를 보류하도록 돼 있다.
 
기존 사업을 접는 게 아니라 당장의 실적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자금조달·활용이 상대적으로 제약된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현재 자기자본이 9조원 정도로 업계에서 가장 많지만 7조원에 가까운 투자자산 규모를 생각하면 여유가 많은 것은 아니다.
 
발행어음은 회사채 등 다른 수단보다 절차가 간단해 기업금융에 활용할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쉽고 고객 기반을 넓혀 수익원을 창출하는 효과도 있다는 점에서 초대형 IB의 중요 업무로 꼽힌다. 
 
그동안 보였던 적극적인 투자활동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1분기 4조원을 밑돌던 투자자산 규모가 올해 3분기 6조90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활발하게 투자를 늘리고 있었다. 최근에는 7조원에 가까운 미국 호텔 미국 15곳을 인수하기로 했고 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꾸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도 참여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통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원 확보란 점에서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증권사 중 글로벌 IB에 가장 가까운 모습을 보였는데 박 회장이 검찰에 고발되면 최소한 속도 조절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미래에셋대우 뿐 아니라 증권업에도 부정적일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사업구조가 이른 시일 내에 안착하면 증권사의 수익구조 발전에 기여할 성공모델이 될 수 있는데 시점이 지연되거나 성공 모델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