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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 1분기 영업익 사실상 '제로'…김남구 회장, 호된 신고식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국금융지주(071050) (61,200원 ▼1,300원 -2.12%)를 이끌고 있는 김남구 회장이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지난 2011년 부회장직을 맡은 후 9년만에 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코로나19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한국금융지주 수익의 대부분을 내는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대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으로 늘려온 주가연계증권(ELS)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3086억원 대비 99.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적 하락폭 또한 미래에셋대우(006800) (7,440원 ▲110원 +1.48%)(-45%)·삼성증권(016360) (39,600원 ▲50원 +0.13%)(-60.3%)·메리츠증권(008560) (6,300원 ▲90원 +1.43%)(-51.8%) 등 주요 증권사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크다.
 
작년 말 9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증권업계에서 첫 '영업이익 1조원 클럽' 진입을 목전에 두기도 했지만 올해 1분기는 '어닝쇼크'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익 예상치(138억원)도 전년보다 95% 가량 급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금융지주 수익의 90%를 내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달 유로스톡스50지수 등 기초자산이 급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부담이 커졌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보증 등으로 실적 부진 우려도 높다.
 
한국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투자증권의 ELS 발행 잔액(원화·외화 공·사모 포함)은 6조1582억원으로 삼성증권(7조5771억원) 다음으로 많다. ELS자체 헤지물량은 4조원 수준으로 미래에셋대우는 추산했다.
 
증권사 신용경색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PF도 문제다. 작년 말 한국투자증권의 채무보증(우발채무) 잔고는 3조9544억원으로 집계됐다. 채무보증은 전년대비 0.39% 늘어난 규모로, 증권업계에선 KB증권(4조66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코로나19 사태가 변수로 꼽히지만 결국 공격적 사업 확장이 부메랑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금융지주와 주요 계열사가 새 수익 사업으로 ELS와 부동산PF 대출 등의 채무보증을 늘렸던 점이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유동성 공급 방안으로 유동성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하면서도 코로나19 이후 건전성 관리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순익은 2015년 이래 경상적 실적으로 가장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ELS 자체 헤지 부담과 발행어음 등 대출 취급 부문이 타사보다 크기 때문에 부동산과 실물 경기 위축이 심화될 경우 실적에 부담이 된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코로나19 사태 이후 신용 사이클이 악화됐을 때 차별화된 건전성 관리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