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외국인의 선택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이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중순 코스피가 장 중 저점(1439.43)을 찍고 반등하는 동안 외국인이 팔고 개인이 쓸어담은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줬다. 반면 삼성전자는 개인의 매도세에도 외국인이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코스피가 2300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약세를 보였으나 주가 움직임은 사뭇 다르다. 코스피가 지난 3월19일 코스피 저점에서 회복해 2400선까지 올라오는 동안 삼성전자는 26.2% 상승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4월 초 78000원대에서 4.3% 하락했다. 이날 주가는 장 중 7만1000원대까지 밀렸다.
두 종목의 정반대 흐름은 개인과 외국인투자자의 수급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4월1일부터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 (131,200원 ▲200원 +0.15%)로, 약 2조3362억원을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도 SK하이닉스다. 개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동안 외국인투자자는 1조4185억원을 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비중이 각각 55%, 47%로 높은편인데 수급을 좌우하는 외인이 집중 매도하자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추락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이후 실적 추정치를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내렸다. 하반기 메모리 가격 약세로 실적 부진은 예상됐지만 업황이 기존 전망보다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에서는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에서 9만8000원으로 낮췄고, 하나금융투자도 기존 11만4000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메이저 고객으로 떠오른 클라우드 업체들이 상반기 중 재고를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파악돼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서버용 D램의 가격 협상은 상당히 터프한 조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고려해 SK하이닉스의 하반기 및 내년 수익전망을 조정하고,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4조7000억원, 7조5000억원으로 각각 기존 대비 22%, 11%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업황 턴어라운드 이전, 연내 주가가 반등한다면 변곡점이 될 만한 이벤트는 미국 대선 전후의 미중 무역갈등 바닥 통과와 D램의 현물가격 하락 중단,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 컨센서스 하향 조정 완료"라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