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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판가하락·무역분쟁 겹악재에 '암울'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SK하이닉스(000660) (83,600원 ▲2,300원 +2.75%)가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에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지만 3분기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하락세로 접어든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한층 심화되는 등 각종 악재가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전망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조5344억원으로 전 분기 1조9467억원 대비 21.18% 감소할 전망이다. 4분기에는 1조4151억원, 내년 1분기에는 1조2868억원으로 지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인한 서버용 D램 수요 증가 덕을 톡톡히 봤다. 이에 1·2분기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은 깜짝 실적을 냈다. 
 
하지만 고객사들이 상반기 쌓아둔 재고 때문에 하반기에는 예상보다 거센 역풍을 맞게 됐다. 이를 입증하듯 현물거래가에서 시작된 가격 하락세가 지난달부터는 고정거래가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DR4 8기가비트 D램의 7월 고정거래가는 전달(3.31달러) 대비 5.44% 감소한 3.13달러를 기록했다. D램의 고정거래가가 하락한 것은 9개월 만이다. 수요가 줄어들자 가격 협상의 주도권이 고객사로 옮겨간 데 따른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D램의 수요 감소가 다른 반도체 제품군의 가격 하락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반도체 기업들도 일제히 자사의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낮추는 모양새다. 낸드플래시 공급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발표한 이번 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37억~39억달러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인 44억달러를 밑돌았다. 이는 당초 시장이 내놓은 전망치보다 회사가 보는 실적 전망치가 더 나쁘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 D램 제조사 마이크론도 최근 진행한 투자 컨퍼런스에서 9~11월 매출이 당초 회사의 가이던스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만의 D램 공급회사인 난야테크의 7월 매출은 전월 대비 7.8% 떨어졌다.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미국의 화웨이 압박과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미국은 최근 화웨이에 대한 3차 제재를 통해 규제 대상을 단순히 화웨이가 설계하고 위탁 생산하는 반도체 뿐만 아니라 계열사 등 우회 경로를 통해 반입되는 제품으로 전면 확대했다. 이에 기존에 배제됐던 메모리 반도체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화웨이를 고객사로 둔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화웨이에 타격이 가해지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매출 감소도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화웨이발 매출이 정말 제로(0)가 된다고 한다면 이를 대체할 새로운 수요가 갑자기 생기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보다는 SK하이닉스가 화웨이 의존도가 높다고 알려져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재유행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초기 코로나19 유행 당시 공장 셧다운, 공급망과 유통 매장의 폐쇄 등과 같은 상황이 재현된다면 하반기 기대했던 세트 수요 회복도 불투명해진다. 특히 모바일의 경우 서버와 함께 D램의 양대 수요처로 꼽히는 만큼 서버향 수요 하락을 상쇄할 모바일 수요가 견인되지 않는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로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업황 부진 기조가 연내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분위기로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업황의 약세가 예상보다 더 약하다"면서 "하반기 세트 제조사들이 추가로 구매를 확대하지 않을 경우 하반기 반도체 수요는 예년의 계절적 효과보다 저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내년 2분기 또는 3분기부터 다시 반도체 가격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